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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의 여름 안동포마을 유람기2 덧글 0 | 조회 1,774 | 2013-02-14 00:00:00
관리자  

 

폭염이 강산을 찌고 삶고 있어서 좁은 골방에서 안분자족하던 나도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에 두손을 들고, 더위의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왜 이렇게 더울까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올림픽 열기가 세계를 덮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안동포마을을 한번 더 구경하기로 했는데요, 전날 구경이 미진하여 아쉬웠던 몇 곳을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동구인 당실솔숲을 조금 지나 지방문재인 ㅁ자형의 기와집인 금양당을 들렀습니다.


갈암선생 유허비 비각.  이시영 초대부통령이 썼습니다.

 

이 집은 경세가이며 대학자인 길암 이현일선생이 후생을 교육하던 강도지로서, 선생을 기리는 후생들이 지은 집입니다.


경북 영양에서 태어난 선생은 깊고 넓은 학문적 수양으로 지방유생들의 존망을 받아오다 유림의 천거로 숙종조에 과거를 거치지 않고 벼슬길에 오릅니다.

학문으로는 퇴계학의 적통으로 영남을 대표하고 정치적으로는 남인을 대표하던 분입니다.

산골의 산림처사에서 일약 고관대작의 길을 걷지만, 그러나 그분의 환로는 평탄하지 못했고 만년은 7년이란 긴 유배생활로 끝을 냅니다. 유배생활을 마감하고 벼슬길에서 물러나온 선생은 이 곳 안동포마을 금소리에서 우거하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입니다.

당시의 문도들의 면면을 보면 가까운 안동에서부터 먼 경남지방의 유생들 까지 찾아와 퇴계학통을 계승했습니다.

78세로 세상을 이별하기 전 선생은 붓을 휘둘러 마지막 소회를 기록합니다.

 

보잘 것 없는 인생사

어느덧 팔십년

평생에 한 일이 무엇인가?

하늘에 부끄럽지 않기만 바랐다네.

草草人間世

居然八十年

生平何所事

要不愧於天

생애 마지막 붓을 잡은 절필시 한편에 선생의 인생이 함축되어 있겠지요.

모든 인생이 인생길은 서로 다르더라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한다는 이 구절은 가슴마다 새길 일입니다.


다음은 요즘 새로 조성된 한옥민박집을 찾았습니다.

이 시설은 경상북도와 안동시에서 주관하고 마을에서 부지와 자부담금을 담당하는 부자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안동포전시관을 보고나서 스쳐지나가 버리는 관광객을 마을에 머무르게 할 수는 없을까?. 주2일 휴무제로 늘어나는 도시 휴양객을 쉬어 갈 수 있게 하는 시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만일 시설이 들어선다면 수입금을 마을의 재원으로 삼으면 마을이 활기가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지금의 시설로 태어난 것입니다.

전원 속에 -자형 독립기와집 세채가 디귿자로 배열된 곳은 숙박시설이며, 부대시설로 삼을 찌는 대마증숙공장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샤워시설과 공중화장실을 갖춘 기와집이 있습니다. 숙박시설에는 각 실마다 화장실과 샤워 세면대, 조리대 냉장고, 에어컨 등 기본시설이 있고 바깥쪽에는 정자난간을 한 마루가 있습니다.





디귿자의 트인 쪽에는 정자 두 채가 있어서 방 바깥에서의 동선에 편리성을 고려했군요.

원형으로 돌을 박아놓은 곳은 캠프화이어 장소인데,

단체로 오는 손님들이, 타는 장작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 앉아 밤을 새우며 좋아한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led(태양광)등인데요, 밝기도 하거니와 환경 친화적이라는 거죠.

앞으로 온 나라의 가로등이 led등으로 바뀌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봤는데요, 넓은 외벽면을 민화로 길쌈과정을 그려 넣겠다고 하네요. 내벽면은 각 실마다 그 이름에 맞는 그림을 그려 넣겠다고 합니다.

매화, 난초, 국화, 연꽃, 소나무, 대나무, 상상만 해도 멋지죠?

또 넓은 마당 한가운데에 은행을 심어서 운치도 돋우고 그늘도 만들어 실외의 천연 에어컨을 만들려 한답니다.

이곳은 펜션형 민박이지만 식사를 원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어서 마을의 아주머니들께서 한평생 갈고 닦은 부엌기술을 발휘할 예정이랍니다.

난실을 예약한 한 팀은 집안 친척이 모였는데요, 서울 대구 영주 울진 태안 영천등 전국에서 모였군요. 마치 노인나라 같던 마을이 어린아이들 소리로 생동감이 넘칩니다.




죽실 쪽의 손님들은 가족노래자랑을 펼쳤군요.

참으로 정겹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는 집 한 채 전부를 예약하겠다는 손님도 있고요,

이곳에서 자고 다음날 동해를 여행하는 코스를 설계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전원에 지은 집이라 그런지 나 외에 하늘소와 여치도 구경 왔데요.




깊어가던 여름밤도 어느덧 밝아오고, 울타리에는 무궁화 꽃이 곱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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