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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別曲 덧글 0 | 조회 1,071 | 2013-01-11 00:00:00
관리자  

장인어른께서 세상을 뜨셨습니다.

안동병원 응급실에 계시다가 댁으로 들어가신 며칠이 지났지만 찾아뵙지 못해 죄스런 마음에

그날 저녁은 일찍 서둘러 처가댁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임종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이들이 누구나 지나갔을 이길, 아무도 거치지 않으면 아니 될 이 公道(공도)

옛 사람들의 금쪽같은 시구들을 모아 장인어른의 장례를 편집해 보았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으로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날아갔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씀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마는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니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미리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

어디에서 왔으며

어딜 향해 가는가

생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짐이라

뜬구름 실체가 없듯이

나고 죽고 가고 옴이 또한 이와 같도다



輓歌詩

有生必有死

早終非命促

昨暮同爲人

今旦在鬼錄

魂氣散何之

枯形寄空木

嬌兒索父啼

良友撫我哭

得失不得之

是非安能覺

千秋萬世後

誰知榮與辱

但恨在世時

飮酒不得足  陶淵明

태어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도 있나니

일찍 끝난다고 명을 재촉한건 아니다

어제 저녁 함께한 사람이

오늘 아침에 귀록(鬼錄)에 올라있네.

혼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말라빠진 형체는 빈 널 속에 있구나

귀여운 아이들 아빠를 찾으며 울고

좋은 벗님네 나를 어루만지며 곡하네.

득실을 모르거니

시비를 어찌 알리

천년만년 뒤에

누가 알랴 나의 영화롭고 욕된 삶을

다만 한스럽구나

술 한번 실컷 못 마신 것이



歸何處 歸何處

三生瑟五采衣 都棄了歸何處

有誰知 有誰知

黑漆漆長夜中 獨추추有誰知(口+秋)

 

何時來 何時來

千疊山 萬重水 此一去何時來  金笠

어딜 가오 어딜 가오

아들 셋 딸 다섯 다 버리고 어딜 가오

누가 알랴 누가 알랴

어둑 캄캄 긴 밤중에

홀로 울 줄 누가 알랴

언제 오나 언제 오나

산은 첩첩 물은 겹겹

이제 가면 언제 오나


空手來空手去

世上事皆如此

平土祭人散後

山寂寞月黃昏 (鄭壽東)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느니

세상살이 다 이와 같은 걸

평토제사 올리고 사람들 흩어진 뒤

달빛어린 황혼에 무덤은 적막해



來時歡喜去時悲

空在人間走一回

不如不來亦不去

也無歡喜也無悲


未生之前誰是我

我生之後我是誰

長大成人是我 (겨우,비로소 )

合眼朦朧又是誰 (順治皇帝 出家詩)


올 때는 기뻐하고 갈 때는 슬퍼하며

부질없이 인간세상 한 바퀴 돌다가네

오지를 말았으면 가지도 않을 것을

기쁨이 없었으면 슬픔인들 있을소냐


태어나기 이전에는 그 누가 나였으며

태어난 이후에는 이 나는 누구인가

자라서 어른 되어 비로소 나이려니

눈 한번 감고난 뒤 이 또한 누구련가.




春草는 年年綠이나 王孫은 歸不歸라

봄풀은 해마다 푸르러도 한번 가신님 올 줄 모르네.



소동파가 말했다.

객이여,

그대는 저 물과 달을 아는가?

가는 것은 모두 저와 같아 밤낮으로 흘러 쉬는 일이 없다.

그러나 그 흐름은 다하는 일 없이

여전히 흐르고 또 흐른다.

차고 기울어 저와 같이 변하지만 사라지거나 더 커지는 일이 없다.


무릇 모든 것은 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천지도 한 순간 같은 상태로 있을 수 없고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사물과 나 모두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하거늘,

그 위에 또 무엇을 부러워할 것인가.  (소자첨, 적벽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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